5번 곡 "소요유" 해설

 

인간 현실 세계에는 여러 가지 내적 외적 제한이 있어 그것이 사람을 구속한다. 삶과 죽음, 가난과 부, 도덕과 권위, 명예와 체면 등... 이런 것으로부터 해방되어 아무런 속박없이 절대의 자유로운 경지에 노니는 것을 장자(莊子)는 소요유(逍遙遊​)라 하였다. 이는 세상사의 욕심을 떠나 대자연의 커다란 품에 안겨 우주본체와 합류하는 초월된 경지에 이르었을 때 비로서 터득되는 것으로 사람은 이때야 참된 행복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 곡은 풍류와 자연을 벗하며 사는 어느 삶을 노래한 곡이다. 음악 형식과 구성 또한 소요유의 사상처럼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이루어져 있다. 이 말은 음악사적 논리의 흐름을 무시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러 가지 기법을 포괄적으로 자유롭게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성적 체계와 대위법적 전개, 동양적인 색채와 음렬에 의한 화성구성, 중심조성과 이로부터의 이탈 등... 짧은 곡 안에서 집약적인 자유스러움이 표현에 나타난 자연의 모습을 상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곡은 1983년 홍콩에서 있었던 아시아 음악제 위촉 곡으로 나영수 씨의 지휘로 국립합창단에 의해 연주되었으며 그에 앞서 국립합창단 20회 정기연주에서 곽상수 교수의 지휘로 초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