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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x225mm


이 책은 제목에서 볼 수 있는 대로 교회력에 의한 성서일과를 따른 묵상집이다. 교회력은 그리스도의 삶의 국면들을 기준으로 한해를 분할하고 절기들을 정하여 신자들로 하여금 그분의 삶을 기념할 수 있도록 하는 교회의 전례력(Liturgical Calendar)이다. 이 교회력은 대림절(강림절)을 시작으로 성탄절, 주현절(현현절), 사순절, 부활절, 성령강림절에 이른다. 4세기경 교회력에 따라 낭독되는 성서본문의 일람표가 만들어졌는데 그것을 ‘교회력에 의한 성서일과’라고 한다. ‘성서일과’는 독서를 의미하는 라틴어 ‘렉시오’(Lectio)에서 유래한 말로, 공적인 예배에서 회중들에게 낭독하기 위해 질서 있게 정리한 성구집을 일컫는 것이다. 성서일과에는 네 편의 복음서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과 관련된 구신약성서 전체에 걸쳐 있는 본문들이 포함되어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발표된 성서와 전례에 관한 문헌의 성서일과 규정에는, 구신약성서 전체의 독서는 하느님의 구원 역사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구신약성서 전체를 통해 일관된 것임을 분명하게 하고 그리스도에 의한 구원의 신비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한다고 언급되어 있다.


 
저자는 교회력에 의한 성서일과가 설교 강단에서 회복되어야 하고 신자들의 삶 속에 정착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함으로써 설교자 개인의 성향이나 의도에 따라 강단이 편중되는 과오를 범하지 않을 수 있고 복음이 낡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성서일과를 보다 깊이 묵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으로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를 소개한다. ‘거룩한 독서’라는 의미의 렉시오 디비나는 초기교회로부터 이어져 온 그리스도교의 핵심 영성훈령방법으로서, 1) 읽기(Lectio), 2) 묵상하기(Meditatio), 3) 기도하기(Oratio), 4) 관상하기(Contemplatio)의 4단계로 진행된다. 각 단계는 구분되어 있지만 수행자로 하여금 신의 현존을 의식하고 그와 그의 말씀에 주의를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끄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저자는 책의 각 장을 이 렉시오 디비나 4단계를 기본 틀로 삼아 구성하였다. 또한 각 장에 수록된 ‘묵상 나눔’(설교문)은 렉시오 디비나를 적용한 성서본문 읽기 이후의 설교 기획 단계를 거쳐 나온 것이다.
이 책은 그리스도를 만나기를, 그리스도를 따르기를 열망하는 모든 이들의 좋은 길동무가 될 것이며, 설교 강단의 개혁이 절실한 오늘날 모범으로 삼을 만한 것으로 평가될 것이다.


 
주일 성서일과는 3년을 주기(‘가’해, ‘나’해, ‘다’해)로 되풀이되며, 오는 대림절과 함께 새로 시작되는 2014-2015년 교회력의 주일 성독(聖讀)은 ‘나’해에 따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