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리벌레처럼DMZ를홀로걷다/한희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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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영락없는 한 마리 벌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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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힘들지 않으려고

한 마리 벌레처럼
떠날 준비
더는 힘들지 않으려고
배낭 챙기기
챙기지 않은 것
길을 떠나니 길 떠난 자를 만나고
따뜻한 기억과 든든한 연대

가장 좋은 지도
가장 좋은 지도
길을 잘 일러주는 사람
사람은 가도 뒤에 남는 것
다리를 외롭게 하는 사람
소똥령 마을
아, 진부령!
행복한 육군

오래 걸으니

몇 가지 다짐
할머니 민박
오래 걸으니
왜 걸어요?
작은 표지판

함께 짐을 진다는 것은

도움 받으시다
숨겨두고 싶은 길
지팡이와 막대기
이 땅 기우소서!
함께 짐을 진다는 것은
해안
‘화’와 ‘소’

가는 곳이 길이다

팔랑리 풍미식당
인민군 발싸개
산양의 웃음
인간의 어리석음을 하늘의 자비하심으로
가는 곳이 길이다

오르막과 내리막

물 없이 먼 길을 간다는 것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거미의 유머
혼자 드린 예배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들
오르막과 내리막
선입견 하나를 송구함으로 버리다

아직도 아프니?

그날 주일 종은 울리지 않았다
어머니의 마중
어색한 잠자리와 꿀잠
아직도 아프니?
자기 자리를 지킨다는 것
마지막 걸음
너덜너덜 어처구니없이 해진 이 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