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서명 : 붕어빵의 꿈 
2. 저자 : 신장근
3. 출판사명 : 홍림 
4. ISBN : 978-89-6934-031-3 (03810) 
5. 책 사이즈(판형) : 128*205 mm 
6. 총 page : 136쪽 7. 정가 : 9,000원 
8. 발행일 : 2021년 12월 20일(판권 공식) 
9. 배본일 : 2021년 12월 17일  
10. 도서 분류 : 시집 
 
홍림시선01 | 서성환 시집, 『너를 보듬고 나를 보듬고』
홍림시선02 | 임종구 시집, 『강구 가다』
홍림시선03 | 김시준 시집, 『비로소 시』
홍림시선05 | 신장근 시집, 『식어버린 커피를 위한 파반느』
시인_신장근
 
신학과 임상심리학을 공부하며 강의와 글쓰기를 해왔다. SNS에 꾸준히 시를 발표하며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번역가로서 『신화를 찾는 인간』(2015, 문예출판사)외 여섯 권의 심리학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기도 
했다.
 
 
책 속으로
 
붕어빵의 꿈
 
옻칠처럼 시꺼먼
무쇠알 속에서
가스불로 부화한 
내 몸통 안에도
부드럽고 뜨거운
붉은 심장들이 있다
 
알을 깨고 나와
찬바람 맞으며 
지느러미와 꼬리
차갑게 식었지만
아직도 내 안에는
남극 빙하도 녹일
뜨거운 심장들이 
힘차게 박동친다
 
누런 황금빛 내 몸 
구석구석에는 
초콜릿보다 더 짙은
화상자국 투성이지만
난 아직도 
녹두빛 금강물에
몸을 담가서
선홍색 아가미로
숨을 쉬며
황금빛 모래바닥 위를 
마음껏 휘젓고 다니는
간절한 꿈을 차마
버리지 않았다
 
소리 없이 쌓인 눈으로 
온 세상은 
밀가루 쏟아놓은
반죽통 같은데
지나는 차도 끊긴
정류장 앞 
손수레 위에선 
작은 전등 두 개가
깜박거리며 
추위에 떨고 있다
 
밤은 더 깊어가고
내 옆 철망에 놓인
황금색 물고기들과
진갈색 물고기들은
칼바람에 식어서
점점 딱딱하게 
굳어만 가지만
내 안에 있는
붉은 심장들은 
여전히 꿈틀거리며 
다시 헤엄칠 때를
기다리고 있다
 
비록 작디작고
설탕에 버무려져
짓이겨졌지만
아직도 그 붉은빛
잃지 않은 
작은 심장들이
겨울이 지나면
곧 돌아가야 할 
금강을 그리며 
콩닥콩닥 소리로
내 온 몸을 
울리고 있다
 
 
산골마을 중
 
 
밤새 정겨운 이야기를 이어가는 곳
내가 갈망하던 많은 소유와 명예가
모두 무거운 짐이었음을 가슴 깊이
깨닫게 하는 수도원
 
잿빛 구름 하늘 덮은 흐린 가을밤이면 
반딧불이 별빛을 대신하는 곳
살면서 잊어버렸던 소중한 것들이
고스란히 보관된 유실물 보관소
 
지나온 삶의 과오를 
눈물로 뉘우치게 하는 통곡의 벽
삶은 비움으로써만 가득 찰 수 있음을
내게 가르치는 따스한 교실
 
 
병어 두 마리 중
 
 
나란히 누워 
하늘만 보는 두 친구
손질을 마친 
은색 병어 두 마리
 
할 말이 많지만
입을 굳게 닫은 둘은
신안 앞바다를 휘젓던 
호기 좋은 사내들이었다
 
가고 싶은 곳도 많고
보고 싶은 곳도 많던 둘은 
매일 매일 쑥빛 바다보다 
더 짙푸른 꿈을 꾸었다
 
어느 날 머리 위로 날아온 
나일론 그물에 걸린 둘은
파아란 색 페인트 칠해진 
뱃바닥에 던져졌다가
새벽 어시장의 
회색빛 시멘트 바닥을 거쳐
얼음이 재워진 박스에 실려
트럭을 타고 롯데백화점에 왔
 
 
 
 
차례
병어 두 마리/민들레꽃/내 시계/어린 이 날!/별들이 있다/라일락 나무/플라타너스/땅이 운다/태양을 위한 변명/하늘을 나는 비닐봉투/밥알의 눈물/에스컬레이션/풀벌레들은 노래한다/지금 그리고 여기/아스팔트 위의 매미/여름과 가을이 잔다/줄을 서는 사람들/여름에게 미안하다/비가 오는 날에는 너를 생각한다/천도와 황도/물 긷는 밤/나사 빠진 가로등/선풍기에게/단풍/엘리베이터 안에서/나무들이 서 있다/산골 마을/등대/까마귀의 웃음/커피는 사랑을 닮았어/새들의 하루/피리 부는 사나이/속도제한 표시판/우울의 미소/슬픔이 세상을 구원하리라/겨울 이야기 1/겨울 이야기 2/겨울 이야기 3/겨울 이야기 4/겨울 이야기 5/겨울 이야기 6/더 아름다워져야 한다/이별 연습/귀뚜라미/가을밤/군밤 탈영/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붕어빵의 꿈/기적/달의 꿈/후회/흥정/촬영/겨울이 내 품속으로 들어왔다/기도/보이지 않아도/어느 나무의 겨우살이/온기/붉은 은행나무/난 꿈을 꿔/색깔 있는 산책/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와 세 가지 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