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샘 - 윤주섭, 윤교식
    

    ․ 제  목 : 하늘샘
    ․ 부제목 : 아들과 아버지가 시로 그린 삶의 풍경들
    ․ 지은이 : 윤주섭, 윤교식
    ․ 분  류 : 한국문학 > 시
    ․ 규  격 : A5변형(120*208)
    ․ 장  정 : 무선
    ․ 쪽  수 : 136쪽
    ․ 가  격 : 12,000원
    ․ ISBN  : 979-11-976063-5-9 (03810)
    ․ 출간일 : 2022년 6월 15일



1. 편집자가 소개하는 《하늘샘》

서른 살 아들과 예순 살 아버지가 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아들과 아버지가 같은 주제로 한 편씩 써 내려간 옴니버스 시집
 
예순을 바라보는 아버지와 서른에 들어선 아들.
이 두 사람은 각각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두 사람은 과연 어떤 눈으로 꽃을 보고,
어떤 자세로 저녁을 맞이하며,
거울을 보면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아버지는 한평생 목사로 사역해 왔고,
아들은 이제 막 해군 장교로 군 복무를 마쳤는데,
두 사람의 기도는 어떻게 다를까요?


2. 지은이

아들 윤주섭
아버지에게 사랑받는 첫째 아들. 해군 장교 복무 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곡으로는 <아침에>, <내 주는 빛을 잃지 않네> 등이 있다.

아버지 윤교식
아들에게 존경받는 아버지. 서울 종로구 남부교회 위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장마철 살구나무》, 에세이집 《그래도 배려입니다》 등이 있다.


3. 차례

머리말

여름: 여름/ 장마철 살구나무
어머니 1: 모과차/ 3월 봄비
아버지: 이파리 배/ 함박눈 내리는 날이면
별: 제주도/ 김 형
거울: 거울/ 봄날 아침에
바람: 가을 냄새/ 네게도 가끔은 바람이 부는지
가을: 단풍/ 낙엽
세월: 시간은 바람/ 중년, 마로니에 공원
봄: 봄을 늦게 발견한 당신께/ 봄비 내리는 아침 풍경
밤 1: 밤공기/ 고양이
달: 하늘샘, 달
꽃 1: 웃음꽃/ 꽃다발
나와 너: 지우개/ 먼지
호수: 호수/엽서
기차: 집 가는 길/ 경춘선 열차
기도: 눈물 많은 세상을 주소서/ 성묘하다가 어머니의 기도가 생각나다


4. 밑줄 긋기

눈물 많은 세상을 주소서
-윤주섭

하나님
눈물 없는 세상도 좋지마는
한 사람이 울 때
다 같이 눈물 흘리는
눈물 많은 세상을 주소서

당신께서 창조하신
가장 순결한 물방울이 모여
위로의 강이 흐를 때
비로소 꽃과 나무가
그 자리에 깃듦을 믿나이다

**

3월 봄비
-윤교식

스무 살, 다 큰 아들
대학입학 보시려고
대전서 서울 오신 어머니
싱겁도록 일찍 끝난 입학식에
채플을 나오니
3월 봄비가 내렸지요

밥 꼭 챙겨 먹고,
객지서 아프지 말라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로
을지로 빗속을 돌아서며
눈물 훔치시던 어머니

싱겁게 끝난 입학식처럼
세월은 쉬이 흘러서
저도 이제 그 시절 당신 나이 되었는데
여전히 걱정되는 아들인가요?
부슬부슬 봄비 되어
오늘도 서울 오시는 어머니

**

코스모스
-윤주섭

어렸을 때
코스모스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내가 처음으로 알게 된 꽃이기 때문이다

하나, 둘, 나이를 먹고 지식이 쌓여
다른 꽃을 많이 알고도
여전히 코스모스를 좋아한 이유는
하늘하늘 흔들리는 느낌이
좋아서

날이 쌀쌀해지고 찬 공기가 두 뺨에 어리울 때
코스모스를 더욱 좋아한 이유는
가을까지도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일까

이제 코스모스를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

중년, 마로니에 공원
-윤교식

마지막 볼지도 모른다는 연락에
서울대학교병원 맞은편
우리가 모두 아는 장소인
마로니에 공원에서 만나자고들
약속 장소를 잡았다

우리들 싱그런 청춘의 날에는
첫사랑의 아련함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며
꽃그늘 아래로 서성이던 곳
그 벤치 위로 무심한 봄볕이 내려앉고
라일락 향기가 아득한 세월을 실어 온다

시간 맞춰 나타나는 반가운 친구들
학창 시절 착한 웃음 그대로인데
못 보고 지냈던 세월만큼이나
눈가엔 낯선 주름이 깊어 있다

혜화동 건널목
빨간 신호등 앞에 선 우리들
가장 건강하던 녀석이 왜 그렇게 된 것이냐고
해답 없는 질문을 주고받으며
마지막일지도 모를 친구를 보러
길을 건넌다